대전 구암사 ‘바라밀장학회’, 스리랑카 100명 학인스님에 장학금 전달

현지 병원과 사원에도 후원금 전달
강원에 프로그램 운영비 지원 예정

정다은 기자 승인 2024.05.10 15:04 의견 0

바라밀장학회 북천 회장 “스리랑카 불교 이끌 훌륭한 스님이 되어달라.”

한국의 스님과 불자들이 인도양의 진주라 불리는 스리랑카를 찾아 강원에서 수행하고 있는 학인스님(동자스님)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밝은 미래를 열어주기 위한 시간을 가졌다.

바라밀장학회(이사장 북천 스님, 대전 구암사 회주)는 4월 6일 스리랑카 수도인 콜롬보 나가난다대학 대강당에서 ‘스리랑카 학인스님 장학금 전달식’을 개최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구암사 북천 회주 스님, 송림사 회주 덕운 스님과 연화사 주지 종실 스님, 구암사 주지 설해 스님, 스리랑카 조계종 복지타운 관장 각원 스님, 마하위하라 사원 주지 담마끼띠 스님, 이미연 주 스리랑카 한국대사를 비롯한 한국의 불자들이 함께 했으며 스리랑카에서는 아마라뿌라파 종정 가라고다 유얀고다 마이트리 스님과 라만야파 종정 마쿨레 위말라 마하 나야카 스님, 시암파 부종정 꼬타리티예 라훌라 스님, 마하위하라 파운데이션 회장 난다시리 스님, 카루자야 수리야 전 스리랑카 국회의장을 비롯한 사부대중 300여 명이 동참했다.

바라밀장학회장 북천 스님은 인사말에서 “저희가 이번에 스리랑카를 방문하게 된 이유는 불교의 미래를 밝게 해줄 학인스님들이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전달하고 격려하기 위함”이라며 “오늘 장학금을 받는 학인스님들은 한국에서 후원을 해주시는 스님들과 불자님들의 성의를 잊지 말고 열심히 정진해서 장차 스리랑카 불교를 이끌어 가는 훌륭한 스님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라만야파 종정 마쿨레 위말라 마하 나야카 스님은 “승가를 기르는 일이 최고인데 북천 스님과 담마끼띠 스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애써주시는 모습이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한국에 가서 담마끼띠 스님이 스리랑카 젊은 불자들에게 큰 역할을 하는 것을 보았는데 활동을 넓혀서 고국에 학인스님들까지 챙겨줘서 고맙다.”고 했다.

한국불교와 스리랑카불교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마하위하라 사원 주지 담마끼띠 스님은 환영사에서 “북천 스님이 지난 몇 년간 학인스님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셨는데 이번에 장학회를 만들어 더 많은 스님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오늘 행사가 한국불교와 스리랑카불교를 잇는 큰 역사적인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하위하라 사원 주지 담마끼띠 스님

스님들과 함께 스리랑카 학인스님들에게 장학금을 직접 전달한 이미연 주 스리랑카 한국대사는 “한국의 스님들이 스리랑카 스님들을 도와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이런 관계를 통해서 한국과 스리랑카의 외교관계도 훨씬 더 강화 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바라밀장학회의 장학생으로 선정된 학인스님들은 3년간 매월 일정 금액의 장학금을 받게 되며, 장학회에서는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학인스님들이 강원에서 열심히 정진하고 있는지와 장학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 바라밀장학회는 스리랑카 캔디 수달마 사원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했으며 상주하는 직원도 채용했다.

현재 스리랑카 불교는 라만야파와 시암파, 아마라뿌라파의 3개 종파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국에 사미 강원 840여 곳과 사미니 강원 14곳이 있다. 강원 학제는 중학교 과정 5년과 고등학교 과정 2년으로 되어 있으며 작은 강원은 20~30명, 큰 강원에서는 150여 명의 학인스님들이 정진하고 있다. 장학생으로 선정된 승가대학 5학년 구슬라 담마 스님은 “저희에게 장학금을 주시는 한국의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열심히 공부해서 큰 스님들처럼 스리랑카 불교를 해외에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바라밀장학회는 이번 스리랑카에서 장학금 전달뿐만 아니라 부처님의 치아사리가 모셔진 캔디의 불치사를 비롯해 패엽경이 최초로 만들어진 알루비하라 사원, 담불라 석굴사원, 2300년 전 부다가야에서 모셔온 보리수 사원 등도 참배했다.

켈라니아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오마르 간 전문병원에 3000만 원 후원

또 켈라니아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는 오마르 간 전문병원을 찾아 대전 구암사와 연화사, 세종 송림사에서 각각 1000만 원씩 총 3000만 원을 후원했다. 지난 3월에 개원한 오마르 간 전문병원은 병원장을 비롯한 의사와 간호사 모두 무급으로 일을 하고 있으며 환자들에게도 병원비도 받지 않고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그리고 이두식 구암사신도회장은 수달마 사원에 운영 지원금 1000만 원을 전달했다.

수달마 사원에 운영 지원금 1000만 원 전달

바라밀장학회장 북천 스님은 장학금 전달식을 갖고 “개인적으로 장학금을 후원하다가 더 많은 학인스님들에게 도움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장학회를 결성하고 스리랑카를 처음으로 방문했는데 직접 와서 보니까 너무 좋고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불사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수승한 것은 부처님 법이 이 세상에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인재불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최소 10년은 학인스님들이 마음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열심히 뒷바라지하겠다.”고 말했다.

바라밀장학회장 북천 스님

이어 스리랑카 불교계를 돕는 이유도 밝혔다. “초기불교를 공부하다 보니 스리랑카가 경·율·론 삼장은 물론이고 니까야와 청정도론, 아비담마 등 부처님의 원음을 잘 보존해 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며 “이번에 장학금을 전달하러 왔지만 한편으로는 빚과 은혜를 갚으러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천 스님은 장학금 전달을 돕고 있는 스리랑카 현지 법인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저희가 스리랑카 현지 사정을 잘 몰라 학인스님들에게 직접 장학금을 전달할 수가 없는데 담마끼띠 스님의 은사 스님이 운영하는 마하위하라 파운데이션 법인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법인 대표인 난다시리 스님과 관계자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북천 스님은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 “현재는 100명의 스님들 개인에게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장학회가 안정되면 강원 차원에서 특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사미 강원보다는 여건이 열악한 사미니 강원을 우선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장학금을 수여받은 스리랑카 학인스님들

바라밀장학회가 태동하게 된 것은 2019년 구암사 회주 북천 스님과 한국 스리랑카 사찰 마하위하라 사원 주지 담마끼띠 스님이 인연을 맺으면서부터였다. 북천 스님은 2019년부터 마하위하라 사원과 스리랑카를 지원했으며 더 많은 학인스님들을 돕기 위해 2022년 11월에 바라밀장학회를 결성했다. 이후 대전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의 스님들과 불자들이 장학회 회원으로 가입해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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