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진 칼럼] 행복한 가정

김종진 작가 승인 2024.05.13 15:03 의견 0

사회의 최소 단위가 가정이고 그 중심에는 부부가 있다. 부부가 사는 모습은 자연스럽게 자녀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자녀가 결혼을 할까 말까 생각할 때 부모의 결혼생활이 가장 큰 결정요소가 된다.

헬렌 켈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는다. 단지 가슴으로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아름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아는 것이 아름다움의 본질이 된다. ‘아름답다’의 어원을 두 가지로 본다. 하나는 ‘알다’라는 동사 어간에 음이 붙어서 ‘알음’에 ‘답다’라는 접미사가 붙어서 된 것으로 ‘안다(知)’의 의미를 가졌다는 해석과, 다른 하나는 ‘아름’의 ‘두 팔을 쫙 벌려 껴안을 때 둘레의 길이와 두 팔로 껴안을 수 있는 양’이라는 뜻을 가졌다는 해석이 있다. 가정이라는 가장 작은 사회에서부터 가족이 서로 넓게, 깊게, 높게 껴안아준다면 5월의 산처럼 진한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다.

2014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에서 발표한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청소년 여학생들은 절반이 채 안되고, 남학생들은 60%를 조금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결혼은 당연한 것에서 선택의 문제로 바뀌어 가고 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될까? 어떤 사람과 살아야 다음 생애도 이 사람과 결혼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까? 배우자 선택과 관련된 심리학적 이론인 Udry(1971)의 여과이론(filter theory)에 따르면 우리가 배우자를 선택하는 과정에는 다양한 필터들이 존재하며 우리의 잠재적 배우자는 각각의 필터들을 통과한 사람들 중에서 선택된다고 한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자주 볼 확률이 높아야 하고 종교, 직업, 교육, 사회계층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사회적으로 유사한 배경을 가져야 하고, 상대방이 자신과 비슷한 가치관과 태도를 갖고 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부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매력적인 외모와 말솜씨 보다는 존중해 주는 마음이다. 갈등으로 심한 부부 싸움을 해도 존중하는 마음이 깔려 있으면 문제가 빨리 해결될 수 있다. 이해도 배려도 공감도 존중의 아름다운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다. 영장류 중에서 보살핌을 가장 오랫동안 필요로 하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두려움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부분적으로라도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애쓰며 살아간다. 초자아에 위협을 느낄 때 불안을 처리하고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이런 부분을 최초로 해결하는 것이 가정이다.

5월은 행사가 참 많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둘이서 하나 되는 부부의 날, 석가탄신일 등인데, 가정과 관계있는 날들이 대부분이다.

소소한 일상을 아름답게 생각하면 아름답고, 짜증나게 생각하면 짜증이 나게 되어있다. 누군가 밉게 보면 잡초 아닌 풀 없고, 곱게 보면 꽃 아닌 사람 없으니 자신을 꽃으로 보라고 했다. 내가 꽃이고 가장 가까운 가족, 그 중에서도 아내와 남편을 꽃으로 대한다면 세상은 어버이날의 카네이션, 5월의 장미같이 꽃처럼 향기로운 세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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