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숙 칼럼] 똑똑한 우리들의 행복을 위하여 건배!

송은숙 승인 2020.01.08 16:08 의견 0

내일 뷔페를 가야 할 일이 생겼다면 당신은 무슨 생각이 떠오르나요? 다양한 생각 중에서 처음으로 드는 생각들이 몇 개가 있을 겁니다.

‘뷔페 음식을 잘 먹는 방법’으로 검색을 해보니 대부분 ‘평소에 자주 먹지 못하는 다양한 음식을 먹는다’는 내용들이 많이 올라옵니다.

그 중에서도 필자의 눈에 띄는 내용이 3가지 정도가 들어오네요.

첫째는 식사 중 5분 이상 쉬지 않고 중간 중간 파인애플을 먹어주라는 내용입니다.

5분 이상 쉬지 않는 이유는, 먹다가 쉴 경우 우리 뇌는 식사가 끝났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포만감이 느껴져 더 이상 식사가 어렵게 된다고 해요. 해서 식사중이라는 신호를 꾸준히 뇌에 보내야 하고 이를 위해 식사 중간에 차나 과일 등을 섭취해야 뷔페 음식을 100% 즐길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파인애플을 먹어야 하는 이유는 파인애플에 들어있는 구연산이 식욕을 촉진시키고 브로멜라인이라는 단백질 분해 효소가 연육작용을 하는 것처럼 소화에도 도움을 준다는 설명도 덧붙이고 있었습니다. 소화된 양만큼 더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둘째는 뷔페에 있는 음식 중 비싼 음식만 공략하는 법입니다.

갖가지 비싼 음식을 골라 공략하는 방법에 대한 안내와 함께 음식을 비싼 가격 순서대로 나열해 주고 있습니다.

셋째는 하루 중 공복감을 가장 많이 느끼는 시간대를 맞춰 가거나, 위장을 비워두라는 내용들입니다. 위장이 비어있는 상태에서 더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 합니다.

똑똑한 우리들은 뷔페에서 음식을 먹을 때도 행복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실행하지요. 그리고 행복한 방법을 찾아 실행했으므로 현명하게 행동했음에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자연스럽게 행복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한 세부 목표 때문에 행복을 희생하게 한다고 합니다.

위의 글에서처럼 포만감을 좀 늦추는 방식이나, 좋아하는 음식 대신 비싼 음식만 공략하거나, 배가 아플 정도로 과식을 선택하는 상황 등 나름대로 머릿속 계산기를 두드려 내린 결정이지만 정작 심리학 전공자들의 눈으로는 행복하지 않다는 통계도 접하게 됩니다.

‘왜 똑똑하고 성공한 사람들은 능력만큼 행복하지 않을까?' 라는 문제를 제기한 맥콤즈 경영 대학원 라즈 라후나탄 교수는 이를 ‘근본적인 행복의 역설’이라 부릅니다. 다른 목표에 현혹되어 행복을 놓치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이런 현상이 만연한 이유는 행복을 매우 추상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똑똑한 우리들이 행복의 역설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방법을 두 가지 제시합니다.

첫째, 행복을 자부심이나 사랑, 풍요나 조화 같은 말을 좀 더 세부적으로 정의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도 합니다.

예를 들어 행복을 ‘사랑’으로 정의한다면,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행복하기’나 ‘가족과 휴가 보내면서 사랑의 마음 전하기’, ‘좋아하는 음식을 친구들과 나누면서 행복한 시간 보내기’ 등 구체적인 요소가 행복의 결정 요인들이고 이를 행하면 사랑을 실천한 만큼 행복을 느끼는 것이지요.

둘째, 최신 심리 연구결과들을 토대로 행복한 습관을 갖기 위한 7가지를 제시하고 실천해 보라고 권유합니다.

1. “최근에 가장 행복했던 경험”을 떠올리고 나만의 행복을 정의하라.

2. 남과 비교해서 잘하려 하지 말고 즐거운 일을 찾아 거기에 몰입하라.

3. ‘탐욕’만큼이나 ‘너그러움’도 인간의 기본 욕구다. 두려워하지 말고 베풀어라. 그리고 사람들이 고마워하는 마음도 품위 있게 받아들여라.

4. 마음 근육을 길러 내적 통제력을 키워라.

5. 사람들이 생각보다 더 믿을 만하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200달러가 든 지갑 스무 개를 떨어뜨려놓고 지갑이 얼마나 회수되는지 확인한 실험에서 지갑은 실제로 16개가 돌아왔다.

6. 일어난 일의 결과를 쉽게 단정하지 마라. 지난 몇 년간 당신에게 일어난 최고의 사건과 최악의 사건을 떠올려보면 놀랍게도 동일한 사건이 떠오를 것이다.

7. 무의식과 감성의 판단을 배제한 채 이성에만 중독되지 마라. 자주 토막잠을 자면서 깨어나자마자 떠오른 통찰을 기록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결국 효율성을 강조한 우월성보다 자신만의 느낌이나 만족감 몰입에서 오는 희열 등의 ‘플로우’를 추구하고, 이타적인 행동으로 행복감을 높여가기를 권합니다.

신년을 맞이하면서 인생의 방향키를 조금씩 재조정하는 해보는 겨울의 조용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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