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뮤지컬 무대디자인 만능 연출가 윤상호 교수 인터뷰

대전청소년합창단의 음악극 ‘신채호’ 8월 20일 공연 예정

정다은 기자 승인 2020.05.06 15:40 의견 0

코로나19로 인해 온 세계가 힘든 상황이다. 문화예술인들도 공연이 모두 취소돼 집에서 빨리 이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기를 기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60여 편의 대형 오페라 뮤지컬을 연출하고 뼛속까지 예술인의 피를 물려받은 윤상호 교수는 올해 여러 편의 창작오페라와 콘서트, 대전청소년합창단의 공연 ‘신채호’를 기다리고 있다.

오페라와 뮤지컬 연출자이며 무대 디자인 연출가 윤상호 교수를 만나봤다.


◆ 윤상호 교수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연출가 윤상호입니다.
저는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이탈리아 밀라노 국립대학교(Accademia di belle arti di Brera) 연출, 무대 디자인, 밀라노 시립(L’accademia Donizetti) 종교, 오페라 합창지휘, 밀라노 시립(Opera Accademia di Basiano) 뮤지컬 졸업을 하고 현재 교육청 소리Dream 뮤지컬 총감독,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심의위원, 목원대학교 음악대학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연출가를 하게 된 특별한 동기와 연출가는 어떤 사람인가요?

집안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작곡가의 아버지와 이탈리아에 활동하시고 있는 성악가 누님이 계신데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가 집안에서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무대라는 곳을 알고 경험하게 되었죠. 그 가운데 음악을 통해 관객에게 보여주고 관객이 감동하는 것에 심장이 뛰기 시작했는데, 그 작업의 중심에는 연출가가 있더라고요.

 

 

종합예술 장르의 오페라와 뮤지컬 작품이 올라가는 과정 또한 어렵지만 무대에서 연출가의 의도가 관객에게 전달될 때 희열이 느껴지면서부터인 것 같습니다.

연출가는ᅠ당대의 문화적 해설자이자 시대의 요청에 답해 자기 목소리를 내는ᅠ창조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품의 본질을 찾아 창조적 개성, 배우 내면에 존재하는 본질적인 정서를 끌어내는 작업이 연출의 의무이고, 연출가는 배우와 관객 사이에서 진정한 인간적인 접속을 시도하는 현장예술이자 시간예술인 공연의 모든 것에 대한 총 책임자이죠.

 

오페라와 뮤지컬의 차이는 무엇이고, 어떻게 정의되나요?

네. 명칭에 대해서 정의할 수 있겠네요. 오페라 가수와 뮤지컬 배우라는 것에 비교가 됩니다.
오페라는 대사보다 음악적인 부분이 중요한 예술장르이고, 뮤지컬은 노래와 노래 사이에 대사가 들어가 드라마를 전달하고, 안무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상업 장르로 분류됩니다. 종합 예술의 총체라 불리는 뮤지컬과 오페라는 둘 다 대사와 노래, 그리고 춤이 어우러지는 예술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몇 가지 점에서 중요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복합장르라는 부분에서는 서로 같지만 오페라 가수들은 소리 전달에 있어 공명(共鳴)을 통해 현장감 있는 소리를 관객에게 들려주고, 뮤지컬 배우들은 마이크를 통해 섬세한 연기적 대사와 노래를 표현합니다.
오페라(Opera)는 OPUS(라틴어로 ‘작품’이라는 의미)의 복수형으로 Drama per musica(음악극), Opera in musica(음악작품)라고 불려오다 오페라(Opera)가 되었습니다.
뮤지컬(Musical)은 오페레타에 기원을 두고 있고 오페라의 형식을 많이 닮아 있습니다. 그러나 오페라가 주로 고전적인 문학의 스토리와 고전주의 음악에 근거하고 있는 데 비해 뮤지컬은 보다 대중적입니다.
다시 말해, 오페라에서는 아무리 연기와 가사 전달 등 다른 요소들이 중요하다고 해도 결국 오페라를 가장 오페라답게 하는 것은 오케스트라와 노래, 즉 음악이고, 반면 뮤지컬은 음악이 없는 대사가 있을 정도로 음악성 외에 문학성도 중시한 연극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오페라는 일반인들에게 너무 어려운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아는 만큼 보이고, 들린다!’ 라고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오페라는 이탈리아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외래어로 연주되기 때문에 스토리를 모른 채 감상을 한다면 외화를 자막 없이 보는 것과 같죠. 특히 오페라는 오케스트라 반주와 성악가의 노래, 무대미술, 조명, 의상 등이 가미된 종합예술이기 때문에 자막이 있다고 해도 제대로 된 감상을 위해서라면 스토리를 꼭 알고 가야 합니다.
극 중 주인공의 감정이 어떻게 노래와 음악으로 표현되는지 생각해 보는 겁니다.
오페라는 등장인물의 특징을 음악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아리아(aria)’들이 많습니다. 오페라에서 등장인물들이 혼자 부르는 노래를 ‘아리아(aria)’라고 하는데요, 이것을 보통 오페라의 꽃이라 부르는 만큼 솔로, 2중창, 3중창, 합창 등으로 효과적으로 표현하지요.
유명 아리아들 먼저 들어보세요. 귀에 익은 노래들을 듣다보면 반갑기도 하고 이 노래가 어디서 나오고 무슨 내용일지 궁금해지지요.
오페라는 음악, 문학, 미술, 무용 등 모든 분야가 포함된 종합예술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페라가 어렵다고 여기지만 그 내용을 알고 감상하시면 가까워 질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오페라와 뮤지컬 외에 그림도 공부하셨던데, 이유가 있나요?

네, 연출가가 작품을 올리기에 꼭 알아야 할 필수 사항이 무대라는 공간입니다.
10여 년간의 유학기간 동안 이탈리아 밀라노 국립대학교(Accademia di belle arti di Brera)라는 학교에서 무대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극장에서 무대는 작품을 읽을 수 있는 도구로 예술적 미학과 마법 같은 매력이 있는 장소입니다.
제가 다녔던 ‘브레라’ 미술대학교가 세계에서 가장 명성 있는 스칼라 오페라 극장 바로 뒤에 위치해 있는데, 이탈리아 밀라노 국립대학교(Accademia di belle arti di Brera) 교수들이 오페라 극장에서 활동하고 유럽에서 유명한 예술가를 많이 배출했던 학교로 ‘브레라 미술관’을 보유한 인지도가 있는 명소 입니다.

 


 유학시절 기억에 남는 일, 한국에서의 기억에 남는 공연은 무엇인가요?

유학시절의 기억은 한마디로 ‘기회’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재학시절 커리큘럼에서 인체학과 누드데생을 그리며 동양인 혼자 쑥스러웠던 기억과 이탈리아 교수의 추천으로 패션의 도시 밀라노에서 세계적인 디자이너 쟌 프랑코 페레의 모피 패션쇼의 무대에 참여한 것, 대한민국 문화관광부 주최 밀라노시장 초청으로 Piccolo Teatro di Milano 극장에서 한인음악회를 연출했던 것, Torino-Milano Settembre Musica(MITO) 9월 음악축제에서 국립국악원과 이탈리아 6개 극장에서 조명 연출 및 진행에 참여했던 것, Festival maggio masatese 무대에서 야외 오페라 ‘춘희’의 연출 및 무대디자인, 조명디자인을 맡아 공연자가 아닌 무대연출가로서는 이례적으로 Masate시로부터 감사패를 수상하여 언론에서도 새로운 연출가로 조명되며 오페라 연출가로서 주목 받았던 일도 기억에 남습니다.
귀국 후 수많은 공연 중에 한국에서 처음 올린 공연인 ‘하이브리드 헨젤과 그레텔’이라는 가족 오페라로 융복합 장르를 가미하여 가족들이 함께 보는 풍경은 참으로 인상 깊은 작업이었습니다. 또 하나를 선택하라면 교육청이 주관하는 ‘소리드림 뮤지컬’단입니다.
중학교 학생들로 이뤄진 소리드림 뮤지컬단을 2기부터 7기까지 7년간 총감독을 맡아 진행해 오면서 꿈과 희망을 가지고 참여한 학생들이 연습을 하는 동안 목표와 방향을 갖고 변화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힘이 나고 제가 오히려 순수한 학생들을 보며 많이 배우는 값진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계획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코로나19의 사태로 예술계가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데요. 여러 편의 창작오페라와 콘서트, 그리고 대전청소년합창단의 공연 ‘신채호’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일을 하면서 배운 것은 ‘사람’의 소중함입니다. ‘가치’ 있는 공연 속에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진실된 예술은 없다.’라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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