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명의] 충남대학교병원 뇌종양 신경외과 김선환 교수

수술 어려운 위험 부위는 감마나이프로 치료

정다은 기자 승인 2020.05.08 16:44 의견 0
김선환 교수

 

신경외과 의사의 길로 접어든지 25년, 뇌종양 수술만을 집도한 지는 올해로 20년째인 김선환 교수. 뇌수술권위자로 명성 높은 그는 충남대학교 병원에 감마나이프를 처음으로 도입, 비수술적 치료에 앞장선 장본인이기도 하다. “제 손에 자신의 뇌를 하루 종일 맡겨주신 환자 한 분, 한 분이 또렷이 기억납니다.”라고 할 정도로 최선의 치료를 위해 노력하는 김선환 교수는 관현악단 CMSO의 지도교수로도 활동하며 음악회를 통해 환우들을 위로하기도 한다.

 

◆ 치명적인 불치병으로 불리는 뇌종양은 어떤 질환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뇌종양이란 뇌와 뇌를 둘러싸는 뇌막과 뇌에서 빠져나오는 뇌신경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통틀어 일컫는 용어입니다. 뇌암이라고도 하는 뇌의 악성 종양뿐만 아니라 수술을 통한 제거만으로 완치가 가능한 단순한 양성종양을 모두 포함합니다.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현대 생활의 유해한 환경과 높은 스트레스 등의 영향으로 뇌종양과 같은 암 질환이 점차 젊은 연령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노인에서 발생할 때보다 공격적으로 자라기도 합니다.

 


◆ 뇌종양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증상과 진단 방법은 무엇인가요?

한마디로 답을 드리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다른 장기의 종양과 달리 뇌종양은 열 명이면 열 명 모두 서로 다른 종양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어떤 종양은 수술 중 사망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것도 있고, 어떤 종양은 한 두 시간의 간단한 수술로 아무런 합병증 없이 완치될 수도 있습니다. ‘주변의 누가 어땠다는데….’와 같은 비유가 가장 맞지 않는 영역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종양이 뇌의 어느 위치에 발생했냐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간단한 두통에서부터 간질과 마비, 성격변화, 치매, 눈이 잘 안 보이거나 소리가 잘 안 들리고 말을 더듬는 등 뇌와 연관된 증상은 모두 나타납니다. 진단은 CT와 MRI촬영 등으로 가능해 오히려 간단한 편입니다.

 

◆ 지금까지의 뇌종양 수술 변화상을 회고해주세요.

뇌종양 수술의 비약적 발전을 가져온 몇 가지 도약 단계가 있습니다. 우선 미세현미경과 뇌 내시경기구의 개발이 혁명적 발전을 가져왔으며 최근에는 감마나이프와 같은 뇌정위적 방사선 수술이 종양을 더욱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뇌 수술시 실시간으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뇌 내비게이션, 신경손상여부를 수술 중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뇌신경 감시 장치, 종양 제거를 용이하게 하는 초음파 종양 흡입기와 전자파 종양 제거기 등이 있습니다. 우리 몸의 여러 수술 영역가운데 수많은 과학발전의 첨단 기술이 가장 많이 집약된 곳이 바로 뇌종양 수술 분야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를 통해 보다 안전하게 수술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김 교수님께서 충남대학교병원에 감마나이프를 처음 도입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감마나이프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감마나이프는 두피나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고 감마선을 사용해 머릿속의 질병을 치료하는 최첨단 뇌수술 장비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방사선 수술장비입니다. 특히 오차범위가 0.1~0.3mm이하의 정확도를 가지고 있으며, 뇌병변을 치료함에 있어서 정상적인 뇌를 손상시키지 않는 가장 우수한 치료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50만 명 이상이 감마나이프로 치료 받았고 향후 지속적으로 그 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뇌종양이 수술하기 위험한 부위에 있을 경우나 수술 후 남은 종양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개발되었으며 전이암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곤란한 상황에서 아주 좋은 선택입니다.

 

◆ 뇌종양 수술 후 치료 및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양성뇌종양의 경우 오히려 암보다도 더 오랜 시간이 지나 재발되기도 하고 뇌암은 꾸준한 항암화학요법, 방사선 치료와 같은 여러 과의 다학제 치료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수술이 중요한 상황도 있고, 또는 수술이후가 더 중요한 상황도 있는데 환자의 상황에 맞게 적절히 치료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 정기검진 외에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뇌종양 예방수칙을 몇 가지 말씀해주세요.

현재까지 알려진 뇌종양을 예방하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뇌종양의 발생 원인이 아직 많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질병에서도 동일하게 생각하는 원인은 스트레스인데 이는 암 발생에서도 매우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최근에는 과도한 휴대폰 사용으로 인한 전자파가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 결론은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귀에 가깝게 대고 오랜 시간 전화통화를 하는 직업이나 습관은 그쪽 뇌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뇌종양 발생률이 좀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들이 몇 있습니다.

 


◆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면?

기억에 남는 환자는 너무나도 많습니다. 하루에 몇 명씩 하게 되는 다른 과 수술과는 달리 뇌종양 수술은 하루에 한 분을 수술하고 있습니다. 제 손에 본인의 뇌를 하루 종일 맡겨주신 환자 한 분 한 분이 다 뚜렷하게 기억납니다. 정말 기쁘고 보람찬 순간도 있었지만 가슴 깊이 묻어둔 안타까운 사연의 환자도 있습니다. 외국인인데, 몽골에서 우리나라에 근로자로 일하러 온 분 딸이 뇌에 종양이 있었어요. 치료를 하려고 데려왔는데 의료보험이 적용되질 않아 비용이 많이 들어 힘들었지만, 충남대병원에서 직원들이 모금해 의료비를 지원하는 사랑회의 도움을 받도록 설득해서 지원을 받아 치료한 기억이 있습니다.

 

◆ 교수님께서는 관현악단 CMSO(충남대학교 의과대학 간호대학 음악동아리)의 지도교수로서 암환자에게 따뜻함을 전하는 활동도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관현악단 소개 부탁드립니다.

음악을 하는 사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암과 치매 발생 비율이 현저하게 낮아진다고 합니다. 저도 학창시절에 오케스트라 생활을 했었는데 모교에 교편을 잡고서 지속적으로 학생들을 지도할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CMOS는 매년 병원에서 환자를 위한 음악회를 통해 병으로 고통 받는 환우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치료에 도움이 되고자 활동하고 있습니다.

음악회를 개최한 지 벌써 20여 년이 흘렀습니다. 이 음악회를 통해 미래 의료인으로서 환우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직업과 공식이 아닌 가슴과 마음으로 접근하기 바랍니다.

 

◆ 뇌종양 환자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뇌종양은 아무런 후유증이나 합병증 없이 완치될 수도 있는 질환입니다. 막연한 두려움이나 잘못된 오해는 오히려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요즘은 감마나이프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 방법들도 있기 때문에 의료진과 잘 상의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학력

1992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의학박사

 

▲경력

1. 2001~현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외과학교실 교수, 주임교수

2. 2001~현재 충남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겸직교수

3. 2007~2008 미국 Cleveland Clinic, Brain tumor institute 교환교수

4. 충남대학교병원 진료협력센터장, 외국인진료센터장, 의료정보센터장, 신경외과장 역임

5. 국립대학교병원 전산관리자협의회장 역임

6. 미국 Cleveland Clinic 감마나이프센터 연수

▲학술활동

1. 대한신경외과학회 이사

2. 대한뇌종양학회 상임운영위원, 학술위원장

3. 대한두개저외과학회 상임이사

4. 대한감마나이프방사선수술학회 상임이사, 감사

5. Marquis Who's Who 세계인명사전 2017, 2018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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