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동환의 골프이야기] 골프장과 법률

골퍼, 골프장에서 경사지 골프공 찾으러 가다 미끄러져 부상 시 〔골프장 배상 책임 없다〕

육동환 승인 2020.05.11 15:03 의견 0

골퍼가 볼을 치러 페어웨이로 가던 중 언덕 경사면에서 미끄러져 다쳤더라도 골프장에는 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지난 2월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라운드 중 경사지에서 미끄러져 부상을 입은 L씨가 골프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사고 경위】

L씨는 2019년 3월 11일 세컨샷을 마치고 서드샷을 하기 위해 경기보조원이 운전하는 카트를 타고 이동한 후 볼 이 날아간 페어웨이로 가기 위해 경사가 있는 걸어 내려가다가 중심을 잃고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오른쪽 무릎관절 염좌, 오른쪽 하퇴(무릎 관절과 발목사이)부 골절 등의 상해를 입어 수술을 받은 L씨는 골프장을 상대로 “고객들이 안전하게 골프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계단이나 그 밖의 안전시설을 설치하거나, 경기보조원이 안전에 대해 주의를 알리는 등 사고를 예방했어야 한다”며 공작물설치관리자의 책임, 사용자책임, 계약상 책무 불이행을 물어 3100만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법원판결】

서울지방법원은 공작물설치 보존상의 하자 책임과 관련, 대법원판결(91다39652등)을 인용, “공작물설치 보존상하자라 함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공작물설치 및 보존에 있어서 항상 완전무결한 상태를 유지할 정도로 고도의 안전성을 갖추지 않았다고 해서 그 공작물의 설치 보존에 하자가 있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며 “공작물의 설치 보존자에게 부과되는 방호조치 의무의 정도는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 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것을 말한다”고 했다

특히 ▲사고지점은 카트길에서 페어웨이로 이어지는 부분으로 다소 경사는 있으나 통상 성인이 스스로 사고를 방지하지 못할 정도의 급경사로 보이지 않는 점 ▲원고는 이 골프장을 자주 방문하여 골프코스에 관해 익숙한 것으로 보이는 점 ▲경사진 부분을 내려가는 경우 넘어질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조심했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 외에 사고지점에서 사고를 당한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보아 참작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점에 비추어 이 사건 골프장은 통상의 골프장과 같이 자연환경과 기상 상황을 그대로 이용 또는 감수할 것이 예정된 야외 시설물로서 일반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이 골프장이 사회통념상 기대되는 정도의 안정성에 미달해 이용객의 부상을 초래할만한 하자를 가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용자책임에 대해서도 “사고 당시 한 명의 경기보조원이 여러 명의 고객을 보조하고 있었는데, 사고 지점과 같이 스스로 주의할 것이 유의 되는 장소에서까지 경기보조원이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지하고 이에 관한 주의를 알릴 것이란 기대하기란 어려운 점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원고가 경사지에서 스스로 주의를 기울여 경기를 해야 함에도 그러하지 않은 과실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신의칙상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채무불이행책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격리로 인해 실내체육시설 이용이 제한됨에 따라 찾게 되는 공기 좋은 골프장에서 모처럼 즐거운 플레이 하는 중에는 때때로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세계무대에서 골프 강국으로 각종 대회서 우승하는 한국인답게 골프경기 중 플레이어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상대에 대한 배려와 에티켓을 갖춰 수준 높은 골프 문화를 이어가길 바란다.

 

플레이어 안전수칙

 

에티켓

-플레이어는 코스에서 다른 플레이어의 안전에 대해 배려하고 경기규칙, 에티켓 등을 준수하며 플레이어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

 

플레이

-샷을 하는 플레이어의 전방에는 어느 누구도 진입해서는 안 된다.

-연습 스윙은 지정된 장소에서만 하며 스윙 전에는 주변에 사람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 후 실시한다.

-티샷을 위해 티잉그라운드에 오르는 사람은 오직 볼을 치는 플레이어뿐이다. 동반플레이어는 티잉그라운드에 올라가지 않고 후방의 안전한 장소에서 대기한다.

-플레이어는 캐디 조언과 관계없이 자신의 판단으로 선행팀 플레이어를 맞추지 않을 정도로 쳐야 하며, 코스 내에서 항상 비거리 확인 의무를 지켜야 한다.

-미스샷으로 선행팀 또는 인접 홀의 플레이어 안전에 위험이 예측될 때에는 신속히 “포어”라고 큰소리로 외친다. 또한 “포어”소리가 들리면 얼굴과 머리를 재빨리 숙이거나 엎드리며 소리가 난 방향으로는 얼굴을 절대 돌리지 않는다.

-경기를 마치면 후속팀의 타구에 주의하며 다음 홀로 이동한다.

 

카트

-플레이어는 카트 운전 및 조작을 금지한다.

-카트가 주행중일 때는 안전 바 또는 손잡이를 붙잡고 신체 일부가 키트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주의하며 완전히 정차 후 승·하차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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