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스승의 날의 슬픈 교실

염홍철 교수 승인 2020.06.08 15:35 의견 0

어제는 스승의 날이었습니다.

작년 스승의 날에

저는 ‘학교는 슬프다’고 말했습니다.

스승의 날에 개인으로는 선생님께

꽃 한 송이, 커피 한 잔 대접할 수 없는 것이

뭔가 어색하고 씁쓸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학생들의 얼굴도

마주할 수 없는 스승의 날을 보낸 것이지요.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가 어수선하지만

학생들의 얼굴도 볼 수 없는 스승의 날은

선생님들께는 슬픈 교실이었을 것입니다.

 

스승의 날의 진정한 복원은 선생님의 권위를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학생들은 선생님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지도차원에서 학생을 나무라면

학부모는 항의 합니다.

학생 지도가 느슨해 질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잠자는 교실’은 아마 세계에서

유일하지 않을까요?

 

스승의 날은 50여 년 전 적십자봉사활동을 하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낸 날입니다.

그때의 학생과 지금의 학생들이 달라졌을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능력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 무한경쟁의 시대라는

사회 환경이 달라진 것이지요.

인간성이 피폐해진 오늘날

사랑하는 마음이나 좋아하는 감정을

꽃피게 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어제 ‘호위무사’라는 이름까지 자청한 제자들로부터

꽃을 받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 받은 저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사회의 중견이 된 제자들의 목소리

하나하나를 가슴에 새기면서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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