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립교향악단 악장 바이올리니스트 김필균폴

최성미 기자 승인 2020.07.08 15:12 의견 0
김필균폴 악장


1984년 창단 이래 대전을 비롯 중부권 청중들의 수준 높은 예술 향유를 이끌어온 대전 시립교향악단은 대전 문화예술의 중심축이며 자랑이다. 오케스트라는 대규모의 단원들이 호흡을 같이 하며 조화로운 앙상블을 만들어내기까지 지휘자의 역량이 절대적이지만, 거기에 또 다른 숨어있는 조력자가 있으니 그가 바로 오케스트라의 악장이다.

2005년 27세의 비교적 어린 나이에 악장으로 임명되어 지금까지 16년 동안 변함없이 대전 시립교향악단을 함께 이끌고 있는 김필균폴 대전 시립교향악단 악장!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 온라인 공연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직면한 예술 현장에서 묵묵히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자신의 역할에 깊이 집중하는 김필균폴 대전 시립교향악단 악장을 만나본다.

 


◆ 안녕하세요, 바이올린 입문은 어떻게 했나요?

대부분 그러하듯 저도 취미로 시작했어요. 중간에 그만두려고 했다가 공부한 게 아쉬워서 용기를 내서 하다보니까 계속 하게 되었죠. 처음부터 바이올린을 전공하겠다는 마음은 없었어요. 물론 바이올린을 좋아했지만, 고등학교까지는 가끔 하기 싫을 때도 있었던 것 같아요.

 

◆ 이름이 특이한 것 같아요. 어떤 의미인가요?

한국이름은 김필균이고 미국명은 폴 김이에요. 따로 아는 분들이 많아서 알아보기 쉽게 하기 위해서 둘 다 사용하고 있어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닙니다.

 


◆ 대전 시향 악장으로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였어요. 저는 오케스트라를 워낙 좋아했고 이미 여러 군데서 악장을 맡으면서 경험한 것이 있어 나름대로 바라는 꿈도 있었어요. 그때 지휘과 교수님이 한국에 객원지휘를 다녀왔는데, 아주 좋은 오케스트라였고 마침 악장을 찾고 있다고 해서 오디션을 보고 대전 시향 악장으로 오게 되었어요.

 

◆ 현재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제임스저드와의 음악적 견해는 어떠한가요?

다행히 현재 감독님과 많은 부분에서 의견이 맞아요. 사람마다 감동을 느끼는 음악의 포인트가 다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을 만드는 과정에서 지휘자가 하고 싶은 음악이 신뢰가 가느냐는 거예요. 제임스저드 감독은 워낙 경험도 많으시고 음악, 소리, 본인 색깔이 분명하니 신뢰가 있어요.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지휘자를 따라하는 것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고 봐요.

 


◆ 악장의 역할을 잘 해 오신 것 같아요.

제가 악장으로서 해야 하는 역할 많은 것 중에 한 가지는 예술 감독의 편에 서서 일 해야 할 때가 있고, 단원들의 입장에 서야할 때도 있고, 때로는 3자의 입장에 서서 판단 내려야하는 경우가 있다는 거예요. 무엇보다 그 의견이 대전시향의 의견이라면 누구 편을 떠나서 일해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은 단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봐요. 그 우선순위의 차이 등, 방식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제임스저드 예술 감독과도 자주 대화하며 소통하고 있고, 지금 대전시향이 아주 건강한 상태에 있는 것 같아요.

 

◆ 그렇다면 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솔직히 어렵다고 느껴지지 않아요. 지금까지 16년째 악장으로 있으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생각해요. 누가 봐도 내가 하는 일이 순수해야하고 투명해야 해요.

 


◆ 개인적으로 특별히 좋아하는 곡이 있다면? 연주 곡선정은 어떻게 하나요?

좋아하는 곡들은 거의 고전 곡들이에요. 다만 연주할 때마다 그 순간에 만나는 그 곡이 나한테 제일 깊이 얘기하는 것 같아요. 곡선정은 내가 좋아하는 곡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의 방향과도 맞아야 해서 예술감독님과 의논하기도 해요. 올해는 특히 베토벤 250주년 기념으로 신년음악회에 베토벤 로망스를 연주했고 8월에는 베토벤 3중주를 올 시즌의 흐름에 맞게 연주하게 되죠.

 

◆ 지난 6월 25일 대전 시향 마스터즈 시리즈6 세헤라자데 공연을 무관중 온라인 공연으로 하셨는데, 어떠셨나요?

무엇보다 상당히 긴장이 되었어요. 이번에 느낀 것은 사람 앞에서 활동하는 스포츠나 음악 등은 청중이 없으면 참 힘들다는 거예요. 음악 연주를 하는데 청중의 기침 소리가 들리는 것, 작은 소음들, 그런 소리가 들리니까 살아있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온라인으로 하면 좋은 부분도 있지만 역시 음악회는 관객이 있어야 하고 관객이 그리워지는 시간이었어요.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었지만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 끝으로,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는 자녀를 둔 엄마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는 거예요. 나중에 좋은 음악가가 되는 게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들 좋은 악기 연주자를 요구하지 좋은 음악가가 되어야 된다는 가르침을 잘 안 해요. 그러다보면 내가 왜 이 악기를 배우는지 왜 음악을 공부하고 있는지를 놓치고 있는 것 같아요. 음악은 스포츠와 비슷하고 시간이 짧을 수도 있고 훨씬 늦게 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입시에 대한 부담도 있겠지만, 그걸 떠나서 학생이 악기를 배우면서 음악가로 깊이가 있어지기를 가르쳐야 한다고 봅니다.

 

대전 시립교향악단의 성장과 함께 해온 김필균폴 악장.

그는 음악은 사람들의 마음 영혼 생각 문화나 인종을 넘어서서 해설도 필요 없는 국제적인 언어이고, 음악가는 제일 힘이 있는 직업이라고 말한다.

그의 음악의 힘이 일상에 지친 대전 시민들에게 선한 영향력으로 뻗어나가기를 기대해본다.

 

Violin 김필균폴 프로필

스페인 왕립 음악원에서 바이올린 시작
캐나다 Royal Conservatory Young Artist Program 전액 장학생 입학
Peabody Conservatory 학사, Indiana University Jacobs School of Music 석사 (Jascha Heiftez Scholarship, J.c. Van Hulsteyn 상 수상) 졸업
인디애나 음대 오케스트라, Indiana Philharmonic, Columbus Philharmonic, Indiana Chamber Orchestra 악장 역임
대전, 부천, 성남, 수원 시향, 안디무지크 필하모니아와 협연
Uri Segal, Carl St. Carl, Leonard Slatkin, Joseph Siverstein 등 지휘자들과 연주
Banff 실내악축제 Artist in Program 참여, Pinchas Zuckerman 에게 선발 및 수학
한국예술종합학교, 충남대학교, 목원대학교 강사 역임
페루지아 음악 페스티벌 실내악 책임 감독 역임
현) 대전 시립교향악단 악장

 

자료제공: 대전 시립교향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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