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곡 / 송월

송월 승인 2020.07.08 16:13 의견 0

‘엄마가 며칠 전 내 곁을 떠나셨다.’

티비를 보다 생각이 들었다 아~ 하고—
엄마도 여자였던 것을 엄마가 떠나신 지금
문득 문득 철이 들기 시작하는 것 같다

엄마가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한 번도 생각을 해보지도 하지도 못했다
너무 이기적이었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엄마도 한 여자이고 아내이고 엄마인 것을…
왜? 난, 진작 몰랐을까!!!
왜 나밖에 모르는 나만 그리 중요했을까?

모든 것이 내 위주로 내가 먼저라고 생각하고 살았던 것 같다
잠재적으로 늘 그랬던 것 같다

그러면서—나는 늘 말한다 남을 먼저 배려한다고

엄마가 떠나신 지금에야 느꼈다 그게 아니었다고
엄마도 나와 똑같은 여자였다고…

살아 계실 때 엄마의 말이 상처가 되었다
그런데 그것도 이젠 이해가 되는 것을…
이제야 느껴진다

난 참 못된 자식이었다
엄마의 마음이 어떤 마음이었는지 알 것도 같은데

왜 엄마 입장을 생각해보지 않고
야속해 했는지

바람이 불면, 비가 오면, 나뭇잎이 흔들리면
문득— 문득 한 가지씩 떠오르는 것은—
깨달음 이네—
그랬구나. 그래서였나봐 스치는 생각들…

왠지 모르게 슬픔이, 쓸쓸함이— 눈물이 되어—
빗물처럼 쪼르륵 흘러내리는 것을—

나도 철이 드나 진작 그랬더라면 이리도 애절하게 아프지 않았을 것을…

아프다 마음이—
유독 엄마를 한 번도 이해하려 하지 않았고
기대어 주려 해본 적 없었던 나!!

뒤늦게 참회를 한들 엄마는 떠나셨는데 어찌할꼬…

참회의 눈물을 흘린들 무엇이 될까?
문득 문득 엄마의 삶이 바람에
치니 가슴에 응어리가 되어 새록새록 솟아나는구나—

엄마가 병원에 가기 전에—
잘 해드리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이 아프다

차가와진 내 엄마, 엄마는 느낀 것 같았다
엄마는 날 찾았을까? 난 무서웠다 마지막 병실에 누워있는— 사람들이

미이라 같아서 난 더 이상 엄마를 보려는 맘이 없었다—
그때는 늦은 것이었다

이제 가시고 나니 문득 문득 무엇인가 떠오르며 쓸쓸해진다—
무엇인가 깨달아지고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엄마의 삶이 엄마의 일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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